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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데일리뉴스] 뇌물수수와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23일 첫 공판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나는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말하였으며, “사면대가로 삼성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유치에 세 번째 도전하기로 결정한 후 이건희 회장 사면을 강력하게 요구받고 정치적 위험이 있었지만 국익을 위해 삼성 회장이 아닌 이건희 IOC 위원의 사면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OC 밴쿠버 총회 앞두고 급히 사면했다.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이 유치됐다”고 강조했다.
또 “재판에 임하면서 수사기록을 검토한 변호인들은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부동의하고 증인들을 재판에 출석시켜 진위를 다퉈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증인 대부분은 전대미문의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저와 밤낮없이 일한 사람들이다”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만 나름대로 사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을 법정에 불러 추궁하는 건 가족이나 본인에게 불이익 주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을 함께 이끈 사람들이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건 저 자신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참담한 일”이라며 “고심 끝에 증거를 다투지 말아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바라건대 이번 재판 절차나 결과가 대한민국 사업의 공정성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공정한 결과가 나와서 평가받기를 바란다. 봉사와 헌신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 있어 안타깝고 참담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