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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정취 속 애국의 혼 ‘장충단 호국의 길’ 도보탐방코스
장충단공원∼자유센터까지 10개 거점 해설사와 도보탐방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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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14 [10:0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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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충단 호국의 길
[더데일리뉴스] 장충체육관 길 건너에 있는 장충단공원은 장년층에겐 노래제목으로 익숙하다. 인근의 동국대생이나 젊은 층에겐 남산자락에 자리 잡은 도심 속 휴식처로 다가온다.

이러한 장충단공원 일대가 호국정신으로 가득한 공간이란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중구가 장충단공원 일대에 밀집한 자유와 독립의 역사유산들을 알리기 위해 해설사와 함께 이들을 둘러보는 도보탐방코스 ‘장충단 호국의 길’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개발한 장충단 호국의 길은 ▶장충단비 ▶한국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 ▶수표교 ▶이준 열사 동상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비 ▶유관순 열사 동상 ▶3·1독립운동 기념탑 ▶국립극장 ▶김용환 지사 동상 ▶자유센터로 이어진다.

지하철 동대입구역 6번출구로 나와 장충단공원 초입으로 오면 탐방코스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약 1.3km의 코스로 1시간가량 걸린다.

탐방로는 그 이름처럼 장충단공원에서 시작한다. 1900년 고종은 을미사변 때 순국한 장병을 기리기 위해 장충단을 세우고 제사를 지냈다. 이듬해부터는 을미사변 때 희생된 대신들을 비롯해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에 순국한 대신과 장병들도 함께 배향했다.

그러나 1910년 일본은 제사를 금지하고 장충단을 폐사했다. 1920년대 후반에는 벚꽃을 심고 공원시설을 만드니 이때부터 장충단공원이 된다.

중구는 맥이 끊어진 장충단 제향을 1988년에 부활시켰다. 을미사변일인 8월20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매년 10월8일마다 장충단비 앞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한국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는 역사에 조예가 깊지 않으면 생소하다. 3.1운동이 일어나자 유교계 대표 137명은 2천674자에 달하는 장문의 독립청원서를 파리강화회의에 보냈다. 파리장서비는 이를 기념하고자 건립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유림들은 가혹하게 탄압 받았지만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유교계가 독립운동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됐다.

파리장서비에 이어 ‘원조’ 수표교를 지나면 이준 열사 동상과 최현배 선생 기념비를 차례로 만난다.

이준 열사는 1907년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의 특사로 파견됐다. 그러나 일본의 방해와 열강들의 냉대 탓에 뜻대로 활동하지 못하자 분통을 금지 못하고 현지에서 순국했다. 유해는 1963년 국내로 모셔 와 수유리에 안장했으며 이듬해인 1964년에는 장충단공원에 동상을 건립했다.

국어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은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에 맞서 한글문법의 초석을 닦고 우리말 교육에 매진했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되기도 했고 해방 직후에는 당장 시급한 국어 교육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섰다. 기념비는 선생이 세상을 떠난 다음해인 1971년 세종대왕의 생일에 맞춰 세워졌다.

호국선열의 상징과도 같은 유관순 열사의 동상과 3.1독립운동 기념탑 앞에 서면 탐방은 절정에 이른다. 원래 숭례문 앞에 있던 유관순 열사 동상은 1971년 현재 위치로 이전되면서 장충단공원을 애국정신의 성지로 만들었다. 아울러 3.1독립운동 기념탑은 높이가 19m 19cm인데 이는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을 의미한다.

이어 아시아 최초의 국립극장이자 민족 문화예술 발전의 본산인 국립극장과 해방 직후 일본에서 대한민국 거류민단을 조직하고 재일동포의 권익 강화에 헌신한 김용환 지사 동상을 둘러보고 나면 탐방로의 마지막 지점인 자유센터가 기다린다.

배를 형상화했다는 자유센터는 건축가 김수근이 만든 건물로 당시로는 파격적인 공간 배치를 선보였다. 초기에는 반공센터라는 이름이었다가 의미를 확장해 자유센터로 바꾸었다.

장충단 호국의 길 탐방 프로그램은 작년 5월부터 운영을 시작해 4명의 중구민 해설사가 활약 중이며 지난달까지 318명이 다녀갔다.

약수동에 직장이 있다는 백 모씨는 “매일 지나치는 장충단공원 속에 애국지사들의 공간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면서 “1시간이면 넉넉하게 둘러볼 수 있어 아이들과 부담 없이 오기 좋다”고 말했다.

탐방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운영하고 4인 이상이면 출발 가능하다. 신청은 탐방 희망일 3일 전까지 중구청 문화관광홈페이지 내 ‘해설사와 함께하는 도보관광’에서 하면 된다.

만일 해설사 없이 자유롭게 탐방하고 싶다면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좋다. ‘중구스토리여행’ 앱을 설치하고 탐방코스를 걷다보면 거점별로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한국어 외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도 지원된다.

중구는 현재 동국대학교와 손잡고 남산과 장충단 일대를 잇는 새로운 도보탐방코스도 개발하고 있다. 코스 확정 및 검증을 마치고 올해 안으로 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남산의 정취가 깔린 장충단 호국의 길을 따라 역사의 교훈과 선열들의 희생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이처럼 도심 속 숨겨진 역사문화유산을 알리고 관광객 유치도 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계속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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