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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임당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신사임당의 모든 것
‘여걸 사임당’을 새롭게 조명하다
홍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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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07 [14:0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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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더데일리뉴스) E. H.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과거의 역사는 그저 낡은 박물관에 틀어박힌 채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현재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사임당의 이미지는 딱딱한 틀에 박힌 정물화처럼 생기가 없게 느껴져 왔다. 뛰어난 여류 서화가, 율곡 이이를 양육한 현모양처 정도의 이미지로 고착되어 있었다.

이와 달리『사임당,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신사임당의 모든 것』은 사임당을 고고한 박물관에서 끌어내어 독창적인 숨결을 불어넣는다. 이 책에서 사임당의 이미지는 ‘여걸 사임당’으로 떠오른다.

저자 이영호는 우선 사임당의 가문 배경에 주목한다. 사임당의 친가와 외가 모두 고려 개국공신의 후손들이었는데, 이것이 뭘 뜻하는지를 따져 본다. 또한 이율곡 형제들의 이름에 한결같이 ‘임금 왕(王)’자가 들어간 의미도 되새겨 본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사임당’이란 호의 의미를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사임당이란 호는 주 문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을 본받겠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태임이 처했던 역사적 상황은 어떠했을까? 이 물음을 놓고 저자는 은나라와 주나라 간의 쟁투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면서, 사임당이란 호를 정치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이다.

나아가 동시대의 특출한 여성들, 이를테면 문정왕후, 정난정, 황진이, 장녹수 등과 사임당과 비교를 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폭넓은 역사적 시야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사임당이 왕실의 혼례인 가례(嘉禮)를 배웠던 이유, 사임당의 그 많던 산수화들이 거의 전해지지 않는 이유, 사임당의 사후에 이율곡이 금강산의 사찰에 잠시 입산했던 이유 등에 대해 저자 나름의 생각을 차분히 전개해 나간다. 또한 이율곡이 어머니 사임당을 그리워하며 저술한 「선비행장(先妣行狀)」의 원문과 번역문을 실어놓은 점도 눈길을 끈다.

학술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사임당의 묘비에 기록된 ‘파주의 두문리’가 현재의 자운산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 점은 이 책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전공학자들도 미처 생각지 못한 이 같은 학술적 성과는 저자가 손수 발로 뛰어다닌 덕분이라 아니 할 수 없겠다.

저자는 사임당의 일생을 따라 서울과 파주, 강릉과 대관령 길을 직접 답사하며 풍부한 현장 사진 자료를 실어놓았는데, 독자들은 저자와 함께 답사 여행길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영호 지음 / 신국판 올컬러, 336쪽 / 값 14,800원 / 씽크뱅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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