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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폐해 심각, 감독당국 확실한 조치 있어야”
정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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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4/11 [17:1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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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더데일리뉴스) 금융소비자원(www.fica.kr, 대표 조남희, 이하 ‘금소원’)은 “은행들의 보험판매 허용이 당초 도입 취지와는 달리,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은행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여 변질, 운영되고 있는 문제 함께 리베이트 비리를 전면 조사하여 이를 조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의 씨티, SC은행과 신한생명 간 뒷돈 거래 적발은 “그 동안 시장의 만연된 관행을 이제야 금융당국이 밝혀 낸 하나의 실례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은행과 보험회사가 서로 제휴 하여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인데, 은행은 보험상품을 팔아주는 대신 수수료를 챙길 수 있고, 보험사는 상품판매 채널의 추가 확보와 보험모집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또한 보험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원스톱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2003년 8월 방카슈랑스 도입 당시에는 소비자와 보험사, 은행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트리플 윈(Triple-win)을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로 도입 10년째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도입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크게 변질, 운영되고 있고, 결국 은행만 배 불리는 결과를 초래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지난 5일 신한생명 종합감사 과정에서 씨티은행과 SC은행, 일부 지방은행이 방카슈랑스 판매와 관련해 뒷돈을 주고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 신한생명은 일부 은행들에 점포당 적게는 10만원 에서 많게는 최대 1천만 원까지 2억 원 가량의 불법자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한 곳에서 여러 보험사와 판매 제휴를 맺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보험사에게 부당행위를 강요해온 것이 밝혀졌다. 보험사는 판매를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은행에게 현금, 상품권 등을 제공해야만 했고, 은행은 예·적금, 카드 등 할당량을 보험사 직원에 강제로 떠넘기는 등 불건전 영업행위도 계속 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카슈랑스가 생명보험 판매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초 회 보험료 기준)은 2003년 도입 당시 34.8%(2조2,434억 원)로 설계사 43.1%(2조7,748억 원) 보다 낮았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방카슈랑스에 참여하면서 점유율이 역전됐다. 방카슈랑스는 2011년 47.6%(7조2,154억 원)를 기록해 설계사 24.3%(3조6,775억 원)를 두 배 정도 앞질렀다.

방카슈랑스 판매로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9년에 6,185억 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6,931억 원, 2011년에는 7,734억 원에 이른다. 2012년 실적은 2011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은행권은 방카슈랑스의 전면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은행창구에서 판매하는 보험은 저축성보험과 실손보험이다. 은행들은 여기에 보장성, 자동차보험을 추가하면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은행권은 올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장성보험과 자동차 보험도 은행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건의하였고 이를 금융위원회가 단호히 거부했다는 말도 있다. 아마도 금융위가 거부하였다면 이는 올바른 정책 판단이라고 본다.

은행들이 방카슈랑스를 고집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로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은행 창구에 예·적금 안내장 보다 보험사 안내장이 더 많고, 예·적금을 가입하려고 은행원에게 문의하면, 예·적금 대신 보험을 가입하라고 권유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적금 보다 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수익은 좋은 반면, 관리는 안 해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방카슈랑스 도입4년 후인 2007년 7월 금융감독원의 방카슈랑스 시행효과 분석 자료 발표에 의하면, 보험료 인하 효과는 겨우 1.5%P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이후엔 이렇다 할만한 자료 발표도 전무한 실정이다. 보험료 인하효과가 미미한 이유는 은행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높은 모집수수료를 요구하였고, 보험사들도 은행을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을 벌였으나, 설계사나 대리점 채널의 집단 반발을 의식해 방카슈랑스만의 보험료 인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보험료 인하 효과는 실종되었고, 소비자의 이익이 은행으로 이전되면서 결국 은행만 크게 배를 불리게 된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은행과 보험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도 시원치가 않은데, “운이 없어 걸렸다”고 하니 금융사의 도덕 불감증은 여전하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은 방카슈랑스의 폐해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방치한 잘못이 크다. 이번 기회에 방카제도의 폐해와 금융업권간의 균형발전, 소비자 보호 등을 고려한 적절한 대책과 관련자에 대한 징계 및 고발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만약 금감원의 조치가 미흡하다면, 정보공개와 감사원 감사청구를 통해 관련자와 기관의 형사고발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금소원 관계자는 밝혔다.

금소원의 오세헌 국장은 “은행과 보험사가 소비자를 외면한 채 수익성만을 쫓아 방카슈랑스를 판매하는 동안, 소비자들은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 서비스를 안심하고 누릴 기회가 이미 상당부분 사라졌다”며, "소비자 혜택보다 불완전판매와 강압 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더 심각한 상황이므로 감독당국은 특정 이해집단의 이익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편익 증진 차원에서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여 변질된 메커니즘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이를 바로 잡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정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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